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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단상]지금 우리는 누구를 기다리는가

탈퇴한 회원
2020-12-11
조회수 2740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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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 어느덧 대림 제2주간도 끝자락으로 흘러가고 있다. 

  지난 화요일부터 서울대교구의 많은 본당들은 미사를 주례사제와 봉사자들 중 몇몇 형제 자매님들하고만 봉헌하고 있다. 국가의 방역지침을 적극적으로 준수하면서, 미사를 봉헌하고자 하니, 교구에서 지침을 내렸어도 주임신부님들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음을  어렵지 않게 생각해 볼 수 있겠다. 


  20명이라는 인원 제한이 있기에, 선착순으로 미사 참례자를 받아들이는 본당, 제비뽑기로 미사 참례자를 정하는 본당, 레지오 쁘레시디움으로 돌아가면서 미사 참례자를 돌아가게끔 하는 본당, 미사 지향을 봉헌한 사람들만 받아들이는 본당, 그리고 어쩔 수 없이 미사를 중지한 본당 등등 각양각색의 모습들이 교구 안에 등장하고 있다. 

  여느 본당은 주일에 평화방송 미사를 시청한 사람들이 오후 일정 시간에 영성체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본당도 있고,(부득이하게 미사를 참례하지 못하는 신자들이니 봉성체 개념으로 영성체를 허락함), 신자들이 고해성사를 잘 준비할 수 있도록 일정시간 고해소에 신부들을 상주시키는 본당들도 있다. 아무쪼록, 각 본당 주임신부님들이 지금껏 사목을 해 오시면서 무엇을 강조하면서 살아왔는지, 가르침과 삶이 일치하는지가 여러 결정들을 통해 빙산의 일각 마냥 드러나는 모습이다. 아무쪼록 교우들은 영혼의 구령에 최선을 다하시는 주임 신부님이심을 굳게 믿고 본당 신부님들의 말씀을 잘 듣고 살아가시길 바란다.  교우들을 만날 기회가 별로 없으니, 이것저것 이야기를 하면서 서론이 길어졌다. 이해하시는 너그러움을 가져주실 것이라고 본다.  


  오시는 주님을 기다리는 대림시기를 보내는 교회가 이제 곧 대림초 3개를 밝히는 대림 제3주일(장미주일)을 맞이한다. 

  오늘 헌화회 자매님들께서 대성전과 소성전에 예수님께서 오실 구유를 정성스럽게 꾸미시는 모습을 보았다. 기쁜 마음으로 봉사하시는 모습에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감사를 표현하고 싶다. 아기 예수님을 아직 구유에 안치하지는 않았지만, 구유가 들어서니 성전이 내심 따뜻해 지는 느낌이다. 지금 어쩔 수 없는 상황 속에 소수의 신자들만이 성당을 오고가고 해서 본당이 을씨년스럽기는 하지만,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각자의 삶 속에 각자 자신의 구유를 마련해 드릴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. 


  집안에 트리를 꾸미고, 대림환에 초를 밝히고, 작은 구유를 설치하는 것도 각자 주님을 기다리는 마음의 표현이 될 수 있을 것이다.  

  하지만 우리는 아기 예수님의 성탄이 구유에서 이뤄졌다는 본질을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. 구유에서 나셨다는 것은 바로 축사 안에서 가축의 여물통을 요람삼아 태어나셨다는 것이다. 이것은 결국, 가난을 상징하는 것을 넘어,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다. 그렇다면 구유 안에서 태어나신 주님을 지금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서 가장 따뜻하게 맞아들이는 길은, 가난을 실천하고, 갓난아기와 같이 남의 도움 없이는 살아가기 힘든 분들에게 내가 가진 것을 나누는 자선을 실천하는 것이 아니겠는가? 

  바로 그 자리가 진정 주님께서 오시는 구유의 자리가 됨을 우리 모두가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. 이번 주일에 맞이하는 대림 제3주일에 우리는 자선주일을 지낸다. 이것이 꼭 우연은 아닐 것이다.  


  우리 본당 공동체 구성원들이 기도하는 가운데, 여분의 것이 아닌, 내가 가진 것을 나누는 구체적인 자선의 실천 안에 오시는 주님을 기다릴 수 있다면, 코로나19의 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서로에게 희망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. 


“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,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, 마음이 부서진 이들을 싸매어 주며,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, 갇힌 이들에게 석방을 선포하게 하셨다.”(이사61,1)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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